[유 퀴즈 온 더 블럭] 도배사 배윤슬
9월 15일, 123화 특집은 <나만의 세계>
두 번째 게스트로 나왔던 도배사 배윤슬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도배'는 모르는 분야라 신기하기도 하고 이직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관이 와닿았다.
도배사 배윤슬
27세에 도배에 뛰어든 2년 차 도배사로 아직은 '초보자와 기술자 사이'라고 본인을 소개
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 후 사회복지사로서 노인복지관에서 2년 근무했으나 직장 분위기가 새로운 걸 시도하거나 도전해보려고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항상 뭘 해보려고 하면 위에서 내려오는 대답은 "하던 대로 해라"
'어차피 하던 대로 할 거면 굳이 내가 아니어도 누구든지 이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회의감을 느끼게 되어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직 준비를 할 때 유사직종의 처우가 더 낫고 보수가 더 좋은 곳을 찾아보며 이력서를 쓰다가 문득 처우가 안 좋아서 그만둔 게 아닌 데 처우만 보고 비슷한 직종으로 이직을 하면 결국에는 또다시 이전에 부딪혔던 문제와 마주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누구든지 나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러면 내가 어떤 숙련된 기술을 하나 가지고 있으면
내가 속한 조직과 팀 내에서 중요하고 가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퇴사 계획서
당시에 이미 독립한 상태였지만 부모님이 납득할 수 있도록 퇴사 계획서를 작성해서 보여드렸다고 한다.
- 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
- 퇴사 후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 새로운 일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 몇 년 동안 도전해 볼 건지
- 모아놓은 돈이 얼마인지
- 버틸 수 있는 시간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도배사를 한다고 했을 때의 부모님의 반응은
"퇴사는 이해하지만 왜 도배냐, 왜 많고 많은 기술직 중에 도배냐"라고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밤 부모님끼리 대화를 하시면서 아버지가 "그래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더라, 한번 하게 둬보자"라고 하셨고 "어차피 우리가 말릴 수 없는 거면 지지를 확실하게 해주자"라고 결단 내리셨다고 한다.
'도배사'가 되다
도배를 배우기 위해서 한 달에 70만원 정도를 내고 한 달 정도 학원을 다녔고 다음 달에 바로 학원에서 연계해준 팀으로 현장 투입되어 벽지를 붙였다고 한다.(첫 일당으로 받은 돈은 8만원)
첫날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안 들 정도로 기절해서 잤다고 한다.
일주일만 한번 해보자, 그다음에는 한 달만 더 해보자, 짧게 짧게 보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서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손목이랑 무릎이 너무 아파서 파스도 덕지덕지 붙였었는데 지금은 요령을 터득해서 괜찮아졌다고.
자신의 선택으로 이 길에 뛰어든 거라 힘들어도 어디 가서 응석 부리고 토로하기 어렵고 혼자서 다 견뎌야 됐어서 그런 시간들이 조금 외롭고 힘들었다는 배윤슬님.
하루 종일 붙인 벽지가 다음 날에 가보면 다 떨어져 있고 그런 걸 보면 '왜 난 안되지?' '내가 선택했는데.. 잘못 선택했나?'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지금 포기하게 되면 지금까지 들인 시간, 노력, 돈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한테 있고.. 누가 이 일을 하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고.. 그래서 '끝까지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현장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소장님이 느낀 배윤슬님의 첫인상은 '3, 4일 하고 그만두겠다', '나이도 어리고 이런 험한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선입견을 가지셨다고 한다. 그런데 웬만하면 짜증을 내거나 할 텐데 그런 게 지금까지 전혀 없어서 정신적인 면에서는 누구 못지않게 강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모습이 대견하다는 소장님.
하루 일과
5시 기상
6시 30분 _ 미리 현장 도착
7시 _ 팀끼리 믹스커피 타임
7시~12시 _ 오전 도배작업
12시~13시 _ 점심시간
13시~17시 30분 _ 오후 도배작업
17시 30분_팀끼리 믹스커피 타임
18시 퇴근
(주 6일 토요일까지 근무)
도배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
"걔가 그런 일을 왜 한대?"
"그런 일 하기에 걔 좀 아깝지 않아?"
"걔 그러다 그런 일 하는 사람이랑 눈 맞아서 결혼하면 어떡할 거냐"
사람들의 이런 반응을 들으면 어떤 지...?
우리나라에서 몸 쓰는 일, 땀 흘리고 몸으로 하는 일이 인식이 좋지 않다는 건 저도 느끼고는 있죠.
근데 제가 직접 해보니까 사라지지 않을 기술을 직접 몸으로 터득하는 거잖아요.
그게 되게 값지고 가치 있고 또 대단한 일이라는 걸 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이직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직을 고민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주변의 시선, 평가라고 생각하는데
근데 그런 평가나 부정적인 시선은 한순간이더라고요.
'그 찰나의 평가, 잠깐의 그런 말들 때문에 내가 평생 원치 않는 일을 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나오면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장에 들어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대로 삶을 채워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
딸이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도배사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도 반대하지 않을 거면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자고 결단 내리신 것도 대단하시다.
(아버님이 매일 아침 샌드위치를 싸주시다니 너무 스윗하시다..!)
기술직에 대한 시선도 점점 바뀌어가겠지만 그 인식의 변화가 빨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나만의 기술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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