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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방송&영상

[유 퀴즈 온 더 블럭] 구글 수석 디자이너,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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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본방을 챙겨볼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

7월 14일, 115화 특집은 지구촌 능력자 특집! 115화의 마지막 게스트로 나오신 구글에서 일하시는 김은주 수석 디자이너 편이 가장 인상 깊었다.(몇 년 전에 같이 일했던 분과 닮으셔서 방송 내내 그분이 생각났다)

 


유퀴즈, 구글 디자이너 김은주
김은주 디자이너 (출처 : 유퀴즈온더블럭 방송캡처)

 

지금은 코로나 시국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는 곳도 많아졌지만 구글은 코로나 시국 이전부터 재택근무가 가능했다고 한다. 출근하기 싫으면 바로 재택근무! 그 사람이 회사에 나와서 일하는 것보다 집에서 일을 할 때 성과가 극대화되는 사람이라면 굳이 나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그다음 하신 말씀의 무게가,,

 

"많은 분들이 (구글의) 자유로운 것만 부각해서 보는데 자율이 주어진다는 말은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이 따른다는 뜻이에요. 쉬운 곳 아니에요 구글, 쉽지 않아요."

 

 

구글 복지 제도 (유퀴즈에서 소개된 것 위주로)

  • 출퇴근 시간 따로 없음(자리에 잘 앉아있지도 않음)
  • 성대한 할로윈 이벤트 
  • 암벽 등반 시설 완비
  • 식당 무료이용(한국 음식도 당연히 제공된다고 함!!)
  • 바리스타 상주
  • 마사지 서비스 무료이용
  • 미용실 무료이용
  • 심리상담 프로그램 무료이용(마음이 불편하면 일에 집중할 수 없으므로) 

 

직원 : "이렇게 복지가 좋다니?! 회사 안에서 거의 다 해결할 수 있네!"

구글 : "시간아껴줬으니 이제 네 몸값을 해"

이런 느낌인 건가...

 

구글 승진 평가 시스템

구글은 성과에 대한 평가가 철저해서 객관적인 수치 평가는 기본이며 동료들에게 평가를 받는 다면평가도 실시된다고 한다. 

일반적인 케이스의 경우 6-7명의 평가를 받게 되고 승진 케이스의 경우 10-12명이 평가하게 된다.

(구글은 손들고 '저 승진시켜주세요'하는 승진 셀프제 시행!!)

 

피드백을 받으면 평가자가 누구인지도 다 알고 어떤 회의 때 나눈 대화인 것도 알 수 있다고 한다(다들 기억력이 좋은 듯) 

 

김은주 디자이너, 평가를 받고 나서...

 

김은주 디자이너도 평가를 받았는데 '어느 회의에서 의사 표현이 직설적이었다,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서 안 좋다고 평가를 내렸다' 등의 피드백을 받고 멘붕이었다고 한다

 

이직을 여러 번 하면서 보통 한 6개월 정도를 헤맸는데 구글에서는 1년을 헤매면서 나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너무 무서운 거예요. 화장실에 숨어 있거나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차장의 차 안에서 계속 앉아있거나 그랬었어요.

 

불면증에 시달리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쉬기 어려워지고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이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그리고 잘릴 거라는 게 되게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미국은 성과가 낮으면 바로 해고거든요. 누군가가 내가 실력이 없다는 걸 알아챌 거야..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해서 슬라이드를 딱 열었는데 단어 하나를 못쓰겠는 거예요. 왜냐하면 내가 뭐라고 쓰든 남들이 다 웃을 거 같은 거예요."

 

그런 상태로 1년이 다되었을 쯤에 몇몇 친구에게 얘기를 했더니 심리 상담 프로그램이 있으니 받아보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김은주 디자이너는 두 가지 마음이 너무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고 한다.

1. 나는 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

2. 그런데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아

 

김은주 디자이너 왈

"먹는 거로 스트레스를 푸는 타입이라 배고파서 먹는 게 아니라 막 먹고, 할 일이 쌓여 있는데도 인터넷질만 하고 있고..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하면서...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상담가 왈

"은주, 당신이 그렇게 자꾸 먹는 건 당신 몸이 지금 에너지가 필요해서 살려고 먹는 거예요. 그리고 인터넷을 자꾸 보는 건 당신 마음이 안정감을 찾을 곳이 필요해서, 쉴 곳이 필요해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마음이 애쓰고 있는 거죠. 당신 몸과 당신 마음이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지금 애쓰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고 조금만 본인한테 친절해도 괜찮아요"

 

상담가의 말을 듣고 눈물이 흘렀고 '날 괴롭히는 건 오늘까지 하자'라고 다짐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모든 사람은 많은 걸 갖고 있는데 이렇게 자기가 자신감이 떨어지면 안 갖고 있는 것만 계속 보면서 그것만 커져 보이는 거예요"

 

 

 

회사 측에서 곧 평가가 시작된다는 메일을 받고 자신의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이 생각이 나서 팀 직원들에게 전체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여러분들 평가가 시작될 텐데 올해는 더 힘들 거예요. 그런데 우리 잊지 말기로 해요. 모두 각자 보석 같은 사람들이고 혹시라도 '나는 여기에 속하지 않아' '부족해'라고 괴로워하고 있다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쓴 <우물 안 개구리>라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고 한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자신의 묵은 고민을 모아서 썼던 글이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한다.)

 

 

<우물 안 개구리>를 쓰게 된 계기

 

김은주 디자이너는 한국에 살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싫어서 미국에 갔는데 타지 생활이 쉽지 않다 보니 굉장히 더 작은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한인식당 가고 한인교회 가고. 어느 순간 돌아보니 한국보다 더 작은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이렇게 살 거면 여기에 왜 왔지' 하는 생각 때문에 한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왜 '어디에 있는가'에 자꾸 집중을 하고 있을까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우물 안이 문제가 아니에요, <우물 안 개구리>의 핵심은 우물 안에서 불행하게 산다는 게 문제인 거예요. 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개구리인 나를 버리고 '바다 개구리'가 되려고 애를 썼던 거예요. 그런데 세상에 바다 개구리라는 거는 없어요."

 

'난 개구리야, 개구리가 어때서?' 그 순간부터 개구리로 행복하게 살자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퀴즈 우물 안 개구리
출처 : 유퀴즈온더블럭 방송캡처

 

메일을 보낸 후의 반응

 

이메일을 보내자마자 수십 통의 답장을 받았다고 한다. 

 

유퀴즈 구글
출처 : 유퀴즈온더블럭 방송캡처

 

유퀴즈 우물안개구리 메일
출처 : 유퀴즈온더블럭 방송캡처

 

김은주 디자이너에게 실제로 개별 면담을 신청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구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겉으로 보면 다들 천재, 냉혈인간, 알파고 같고 그렇지만 개개인을 들여다보면 다 여린 사람들이라고...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었어..라는 마음, 동료가 건네는 위로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김은주 디자이너가 하신 말씀들이 와닿는 게 많았다.(인물 사진만 캡처할 예정이었으나 그 외에도 캡처한 게 많음)

누구는 김은주 디자이너에 대해 '오~, 구글에서 일해? 게다가 수석 디자이너네? 돈 많이 벌겠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선망하고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지만 정작 그녀는 구글 입사 후 화장실에 숨어있기도 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지기도 하고, 자존감이 바닥을 쳤었다고 하니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나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너무 헤매고 울기도 했었는데 그때 참 위로가 됐던 게 동료가 건네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잘하고 있어' 이 말이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그렇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직장 선배들이 갓 사회생활 시작하는 신입에게 또는 이직을 해서 새로운 환경에서 헤매고 있는 동료, 후배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면 좋을 것 같다. 

 

'누군가는 당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버티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그랬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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