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 오프라 윈프리 쇼를 즐겨 봤었는데 그날은 랜디 포시가 게스트로 나왔을 때였다.
그는 췌장암에 걸려서 살 날이 몇 개월 남지 않았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관객들보다 건강한 몸을 가졌다고 하면서 한 팔로 팔 굽혀 펴기를 하면서 그의 말을 증명해 보였다. 죽음을 앞둔 사람인데 너무나도 건강해 보이고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좌절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놀라웠다.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저렇게 남은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삶을 정리해 나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그가 내뿜는 긍정의 기운을 느끼면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강의를 하는 내내 당당하고 씩씩했던 랜디 포시도 마지막에는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 '마지막 강의'는 세 사람, 세 명의 자식들 딜런, 로건, 클로이가 성장하면서 전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랜디 포시(Randy Pausch)
1960년 10월 23일 출생
1988~1997년 버지니아에서 대학 교수로 재직
어도비, 구글, 일렉트로닉 아츠EA, 월트디즈니 이매지니어링에 동참
1998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교수로서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관계'와 '디자인'을 강의
2006년 9월 췌장암 진단 받음
2007년 8월 3-6개월 시한부 판정 받음
2008년 7월 25일 췌장암으로 47세의 나이로 세상과 작별
마지막 강의
카네기 멜론 대학의 교수였던 랜디 포시는 췌장암에 걸린 상태로 마지막 강의를 준비하게 된다. 강의의 주제는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당신의 인생을 사는 방법' 등으로 그가 인생을 살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이다. 이 강의를 듣고 마지막에 카네기 멜론 대학생들이 기립박수를 하는 영상을 보았다. (책 뒤편에 마지막 강의 CD가 첨부되어 있음)
책 중에서
내 몸은 지금 문제가 좀 있다.
대체로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간에는 열 개의 종양이 있고 살날은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세 명의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이며 이상형의 여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내가 처한 상황에 낙담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하는 것은 나나 내 가족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부터 내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분명한 것은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그들과의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갈무리하고 내가 없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앞날의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랜디 포시, 『마지막 강의』, 살림, 2008, p.9
내가 항상 어린 시절에 품은 꿈이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 그 점에 대해 목소리를 놓이니까 몇 사람이 묻기를, 그렇다면 당신은 아이들에게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그것에 대해서라면 나는 직접적인 대답을 가지고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구체적인 희망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대학교수로 있는 동안 나는 자신의 적성과 전혀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한, 불행한 신입생들을 많이 보았다. 그 부모들은 그들을 억지로 기차에 실어 보냈고, 학생들은 면담 시간에 자주 울음을 터뜨렸으며, 결과는 매우 빈번하게 참담한 전복사고로 이어졌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다.
랜디 포시, 『마지막 강의』, 살림, 2008, p.269
마지막 강의를 읽으면서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아직도 그의 교훈 중 일부는 내 삶의 기준이자 지침으로 남아있다. 2008년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였던 걸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준 것 같다. 비록 그는 세 명의 아버지로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였지만 세 명을 넘어서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떠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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