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책

[책리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반응형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아니 이렇게 모순되는 문장인데 무슨 마음인지는 알 것 같아'가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이었다.

책의 제목이 책을 선택하는데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제목을 보고 나서 '이건 읽어야 해'하는 스타일..

저자가 치료과정에서 정신과 전문의와 대화한 내용을 집에서 되새겨 보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서 녹음하게 되었고 그렇게 26주간의 대화를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1990년 서울 출생

-문예창작학과 졸업

-출판사 근무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경도의 우울증)와 불안장애를 앓으며 정신과를 전전함

-2017년에 잘 맞는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 중

*기분부전장애 : 우울장애의 일종으로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며 식욕감소 또는 증가, 무기력감, 자존감 저하 등의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라고 한다)

 

차례

시작하며 _ 별일 없이 사는데 왜 마음은 허전할까

1주 _ 그냥 좀 우울해서요

2주 _ 저 혹시 허언증인가요?

3주 _ 내가 나를 감시해요

4주 _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이 너무 특별하지 않아서

5주 _ 그놈의 자존감

6주 _ 저를 잘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7주 _ 규정하고, 단정짓고, 실망하고, 떠나고

8주 _ 드디어, 약물 부작용

9주 _ 지나친 외모 강박과 연극성 인격장애

10주 _ 왜 나를 좋아해? 이래도? 이래도?

11주 _ 제가 예뻐 보이지 않아요

12주 _ 마음의 바닥에서

 

마치며 _ 괜찮아, 그늘이 없는 사람은 빛을 이해할 수 없어

정신과 전문의의 말 _ 불완전함이 불완전함에게

부록 _ 우울의 순기능

 

책중에서

 

'마치며' 중에서

그러다가, 빛과 어둠은 한 몸이라는 걸 다시 떠올렸다. 행복과 불행의 공존처럼 삶의 곡선은 유동적이다. 그리고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이어가며 웃고 울 수 있다.

결국 이 책은 질문도 답도 아닌 바람으로 끝난다.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 방법을 찾고 싶다. 싫다보다 좋다는 단어가 많은 삶을 살고 싶다. 실패를 쌓고 더 좋은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싶다. 커다란 어둠 속을 걷고 또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 조각의 햇살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흔, 2018, p.158

 

'불완전함이 불완전함에게' 중에서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한 사람이 또 다른 불완전한 사람 중 하나인 치료자를 만나 나눈 대화의 기록입니다. 치료자로서는 실수와 아쉬움이 남지만 삶은 항상 그래왔기에 저자와 저, 그리고 여러분들의 삶은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위안을 가져봅니다. 어쩌면 많은 좌절을 겪고 낙담하신,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계시는, 이 책을 읽게 되신 여러분들, 이제까지 간과하고 있었지만 본인으로부터 나오고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소리에 귀 기울여 보셨으면 합니다. 죽고 싶을 때도 떡볶이는 먹고 싶은 게 우리의 마음이니까요.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흔, 2018, p.160

 

'힘내라는 독' 중에서

 

힘내라는 말, 자신감을 가지고 위축되지 말라는 말은 때론 독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의 속내를 파고드는 상처다. 10년간 모든 자기 계발서와 에세이가 채찍질이 아닌 '위로'가 된 것처럼, 모자라도 괜찮고 서툴러도 괜찮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오늘 잘하지도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자체가 경험이다. 괜찮다.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흔, 2018, p.166


이 책이 1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2권이 2019년에 나왔었다는 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왜 난 몰랐지,,) 나중에 서점에 가면 한 번 읽어봐야지.

 

저자와 의사 선생님의 대화록이다 보니 좀 더 몰입해서 읽게 된다. 저자가 앓고 있는 기분부전장애가 어떤 건지 책을 읽으면서 대충 감이 잡힌다.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예전보다는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책을 내기까지 분명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정신과 의사 선생님과 나눈 대화를 책으로 펴냄으로써 병원에 가고 싶지만 못 가는 사람들, 정신과에 대한 인식, 정신과 약을 먹는 것에 대한 편견 등을 조금씩 없애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쉬쉬하고 숨는 게 아니라 내가 겪은 것을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점점 금기시되던 걸 말할 수 있게끔 되는 것, 그렇게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비유했던 게 생각이 난다. 내 몸이나 내 마음이나 타인보다는 내가 제일 잘 아니까 아프면 외면하지 말고 잘 돌봐주자.

 

반응형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 힘 빼기의 기술  (18) 2021.09.12
[책리뷰] 자존감 수업  (20) 2021.08.17
[책리뷰] 신경 끄기의 기술  (10) 2021.07.28
[책리뷰]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8) 2021.07.24
[책리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0) 2021.07.12